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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영 칼럼

에버영코리아 CEO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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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대중을 향해 글을 쓴 적이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글을 잘 쓰지 못해서도 그렇지만, 제가 가진 생각을 주변에 널리 알렸으면 하는 특별한 계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지난달 말 모 언론사에 칼럼을 하나 썼습니다. 위 제목과 같은 내용입니다. 제가 왜 평소와 달리 그런 글을 썼을까요? 그 이유는 얼마전 제가 위원장 직을 맡게 된 <비콥(B-Corp) 한국위원회>에 있습니다.

 

  <비콥 한국위원회>는 애당초 훌륭한 인생관/가치관을 가진 몇몇의 젊은이들에 의하여 기획 준비되어 왔습니다. 저와의 인연은 재작년 우리 회사의 운영위원이자 유엔협회세계연맹의 이종현대표를 통해 시작되었고, 그동안 여러 번의 만남과 생각의 교류 그리고 동지 의식이 생겨나는 과정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달 20일 국제회의 개최를 계기로 삼아 비로소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비콥은 일종의 사회운동입니다. 자본주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자기 이윤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와 지구 환경 등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문화와 행동 양식이 변화함으로써, 이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좀 더 건전하게 되었으면 하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뜻을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적용할 수만 있다면, 천민 자본주의와 탐욕에 물든 기업들로 인한 많은 사회 병폐 현상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좋은 운동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조직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새삼스럽게 칼럼을 쓰게 된 것입니다.

 

  제가 쓴 칼럼을 아래에 첨부하였습니다. 요즘 제가 가진 생각이기도 합니다.  공감이 가시는 내용인지 한 번 읽어 봐주세요. 참고로, 본 위원회 참여자들 중 많은 분들은 이미 저희 회사를 잘 알고 있고 또 저희 회사를 위해 음양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입니다. 또한 본 위원회의 활동은 우리 회사의 사명 그리고 핵심가치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반년 동안 우리 나라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러일으킨 전국민적 분노와 탄핵 정국이 키워낸 분열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이런 사회적 혼란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다음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해답을 찾기 위해 먼저 원인 파악부터 해보자.

 

  그 동안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해 거론하였다. 대부분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좀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한다. 너무나도 지당한 말씀이다. 그리고 그 중 대다수는 정치와 정부 체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사회 통합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등 정치적-사회적 측면을 많이 강조하였다. 그러나 나는 경제적 측면을 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이번 사태는 큰 눈사태에 비유할 수가 있다. 큰 눈사태가 있으려면 먼저 큰 산과 그 위에 두껍게 쌓인 눈덩이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큰 산은 국민이고, 두꺼운 눈덩이는 바로 국민들 마음 속에 오랫동안 쌓여온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만 그리고 불신이다. 그렇다면 그 불만과 불신은 어떤 것들인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들 중에도 가장 크고 분명한 것은 “부익부 빈익빈”에 대한 반감이라고 생각된다.

 

  눈사태가 생기려면 눈덩이들이 산으로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는 최초 동인이 있기 마련이다. 마치 큰 대포나 총소리처럼 이번 사태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건은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돈도 실력이야”라는 정유라의 SNS 글이었다. 이 글은 그렇지 않아도 일류대학을 가지못해 가슴에 한이 맺힌 사람들, 대학교는 다니지만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등골이 휠 정도로 고생하고 있는 대학생들, 대학은 졸업했지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불안과 절망 속에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는 취준생들 그리고 그들 모두의 부모님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으며, 이것이 결국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시위로 이어졌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이번 사태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자. 대통령, 대통령 후보, 여야 국회의원, 검사, 재판관, 그리고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는 시위대 등등. 다분히 정치적이다. 그래서 정치적 시각으로 이번 사태를 보기가 쉽다. 그러나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클린턴후보의 캠페인 구호였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처럼, 이번 문제의 본질도 경제, 특히 경제적 구조 및 계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답도 빈부격차의 심화 등 자본주의의 폐해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 또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추상적이고 뻔한 말은 누구든지 할 수 있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를 얘기해봐라. 누군가가 이렇게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해답 하나를 제안하겠다. 바로 “B-Corp 운동”이다. 그것은 지금은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나중엔 아주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 운동은 자본주의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변화를 전제로 하며,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 변화와 아울러 사회 변혁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B-Corp은 무엇인가? 기업의 새로운 형태이다. 여기서 B는 사회적 이득(Benefit)을 뜻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인 C-Corp이 기업의 이익(Profit)을 주로 추구하는 것과 대비가 된다. 2007년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에서 활발하게 확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50여개 국가에 걸쳐 2,00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도브, 바세린, 립톤 등의 브랜드로 익숙한 다국적기업 유니레버(Unilever), 기발한 창작자와 기업가들이 몰려드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 친환경 의류제품으로 유명한 사회책임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그리고 국내 1등의 카쉐어링 기업 쏘카(Socar) 등이 바로 B-Corp이다.

 

  앞으로 B-Corp이 우리 나라를 비롯한 자본주의 세계의 긍정적 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B-Corp에 대하여 작년과 재작년에 걸쳐 Forbes와 Fortune이 가장 주목할만한 비즈니스 트렌드 중 하나로 꼽은 바 있고, 미국은 30개가 넘는 주에서 이미 B-Corp에 대한 법제화를 했으며, 빌 클린턴 전대통령을 포함한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B-Corp에 대한 공식 지지 및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작년 5월 대만에서 개최된 B-Corp 아시아 포럼에서는 대만 총통이 참석해 “B-Corp을 대만 기업의 표준으로 만들자”라며 정부 차원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바도 있다.

 

  B-Corp의 슬로건은 일반적인 기업들이 목표로 하는 주주 중심의 경영, 이윤의 극대화 그리고 “세상에서 최고(best in the world)”가 아니다. 이해 관계자를 포용하고, 이익과 성과를 함께 창출하고 공유하며, “세상을 위한 최고(best for the world)”를 추구한다. 최고로(best) 돈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가장 착한(best) 기업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B-Corp운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 기업을 지배구조, 임직원, 고객, 지역사회와의 연계, 환경 등 5가지 분야에 대해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B-Corp으로 인증-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의 투명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을 독려하고 도와주는 일을 말한다. 이는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영역을 초월하여, “공유가치 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과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영역 모두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B-Corp운동은 하나의 비영리 사회운동으로서, 탐욕적인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 또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 운동을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소화하고 좀 더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경제체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나라에도 기업과 기업인 그리고 그들의 이익만을 위해 좋은 기업이 아니라, 사회와 주변의 다른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좋은 기업들이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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