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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영 칼럼

에버영코리아 CEO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2015.05.14 14:27

휴무일 인수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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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50511_103320799.jpg

5월 10일 일요일

오늘은 일요일이다.
일요일날 쉬기가 쉽지가 않다.
회사업무가 1년 365일 쉬지 않고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토,일요일,법정공휴일도 교대를 하면서 근무를 한다.
그래서 근무자들과 서로 협의를 해서 교대로 일요일 등을 쉰다.

오늘은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같이 등반을 하던 멤버들과 인수봉을 오르기로 약속을 했다.
그래서 5월 근무표를 작성할 때, 양해를 구하고 오늘 쉬기로 했다.

이 멤버들하고 같이 자일로 연결을 하고 바위를 오르던 것이 벌써 25년 전 일이다.
같이 가는 후배는 바위를 참 잘 했었는데 부상을 당해서 그동안 산행을 안 하던 후배고, 동기 한 명은 중국으로 발령을 받아서 그동안 같이 산행을 못 했던 친구다.

9시에 북한산 도선사 주차장에 모여서 5명이 출발을 했다.
젊었을 때는 시멘트 한 포대를 메고 그냥 뛰어 오르던 길인데....
이제는 숨이 차다. 그래서 미리미리 회사근처 헬스장에서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도 숨이 많이 가쁘구나.
나이는 역시 속일 수가 없구나.
오늘따라 짊어지고 가는 자일이 왜 이리 무겁나 ?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가며, 가뿐 숨을 몰아 쉬며 하루재고개에 올라서니 
인수봉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전면에 버티고 선 인수봉의 웅장한 자태가 나를 반겨준다.
언제 보아도 버티고 서 있는 돌덩어리가 매력적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인수봉이 반갑다.
오늘도 보니까 많은 사람이 전면에 붙어서 등반을 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는 방학 때, 인수봉 밑에서 야영을 하면서 하루에 3 - 4 번씩 빨빨거리며 올랐던 곳인데............
이제는 그런 열정은 없어지고, 그저 무심히 바라다 본다. 약간은 무서움도 느끼면서.
전에는 그런 것이 없었는데...이 또한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가 ? 
요새는 등반을 하기 전에 그리고 하산해서 집에서 언뜻언뜻 바위길이 생각이 나면서 무서움을 많이 느낀다.
자다가도 어려운 부분을 오르는 것이 생각이 나면서 오싹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늙었나 보다. 학교 다닐 때는 후배들을 하도 엄하게 닥달해서 " X고기 "란 별명이 붙었었는데...........

하루재에서 잠시 쉬고난 후에
인수봉쪽으로 내려와서 구조대에서 먼저 올라간 일행을 다시 내려 오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보니까,
손톱이 갈라진 것이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경찰구조대에 가서 손톱깍기를 빌려서 손톱을 다듬었다.
손톱때문에 추락하면 그것 또한 창피한 일이기 때문에.............

KakaoTalk_20150511_103316838.jpg

일행이 도착을 해서 오늘 갈 길은 인수 후면 릿지길이기 때문에, 전면에서 우회를 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와 본지가 오래되어서 그런가 ? 접근로가 왔다갔다 한다. 이 곳은 단풍나무가 참 많이 자라는 지역이다.
그래서 서울 근교에서 단풍이 좋은 곳으로는 숨은벽계곡을 손 꼽는데...
여기는 사람들이 안 오는 곳이기 때문에,
가끔 오는 사람들이 우리 같이 바위하러 오는 사람들 뿐이기 때문에, 단풍나무가 아주 잘 자라고 있다.
게다가 북쪽사면이라서 습도가 높은 곳이라 가을에 특히 단풍이 곱게 드는 장소다.

그런 단풍길을 따라서 가다가 출발점에 도착을 해서 장비를 착용하고,
오늘은 내가 톱자 ( 암벽등반에서 처음 자일을 매고 올라가는 사람을 보고 톱자를 맨다고 한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 )를 매고 리딩을 한다.
더구나 같이 등반하는 사람들이 오래동안 바위를 안 하던 사람들이라서 긴장이 많이 된다.

1, 2, 3 피치 등반을 하다 보니까, 옆에서 끼어 들어 온 사람들하고 합류를 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 한 7명 정도가 등반을 하고 있다. 보니까 교육을 받는 중인 모양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있다 보니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옆길로 올라온다. 몇 명이냐 물어 보니까 13명이란다.
어휴.........저렇게 하면 문제가 많은데.........내 팀이 아니라 다른 팀이니까 거기 신경 쓸 것은 없고........
앞 팀은 어떻게 되었나 보니까 반은 건너가서 올라 갈 여유가 좀 생겼다. 
그래서 내가 다시 올라가서 우리 일행을 올리고 잠시 쉬면서 보니까, 
거기도 역시 초보가 있어서 하나 하나 가르치면서 등반을 하고 있다.
오늘 일찍 내려가기는 틀렸구나 하고 한 참을 기다리고 있다, 다시 등반을 시작했다.

앞 팀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으니,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갑시다 하고는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앞팀이 빠져 나가서 우리가 속도를 좀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도 그동안 본격적인 등반을 많이 쉬었던 터라.....
한 3미터 올라가서 쉬고, 한 5미터 올라가서 한 참 쉬고............
손과 발이 따로 놀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속으로 " 침착하자, 조심하자 " 을 계속 되새기며 등반을 계속했다.

KakaoTalk_20150511_103541813.jpg

그렇게 한 3시간을 올라가서 인수 정상에 올라가게 되었다.
인수에 올라가니 앞에 만경대와 
그 너머 마들평야 ( 예전에는 전부 비닐하우스였었는데, 지금은 아파트촌이 되었다. ) 
오른쪽으로 백운대, 왼쪽으로 도봉산, 오봉부터 선인봉까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언제 올라와도 시원한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정상부도 보니까...어느 등산학교라는데 한 20여명이 올라와서 커피를 끓이고 있다. 
산에서는 가열기구가 금지되어 있는데....저렇게 산을 배우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 역시 우리 팀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고...
정상에 잠시 있다가 저 사람들하고 같이 하강하면 정체가 될터이니 우리 먼저 내려갑시다. 하고는 하강을 시작해서 내려왔다.
인수봉 후면 하강코스에 내려와서 땅에 발을 디디면서........
" 휴.......... 사고 없이 내려 왔구나 " 하는 생각 뿐...
아무 생각이 없고 피곤한 몸 끌고 집에 갈 생각하니 그것 또한 답답해 진다.
" 대리기사를 여기서 부르면 맞아 죽겠지 " 하면서 장비를 챙겨서 하산하는데....
오랜 만에 등반 리딩을 했더니 온 몸의 뼈가 각개전투를 하고 있구나.

삐그덕 뻐그덕 거리면서 하산을 해서 우이동에 도착을 하니 날은 벌써 어두워지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전철타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장비를 정리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면서
" 사고 없이 무사히 왔으니 내일도 출근할 수 있겠구나. 고마운 일이다. " 생각했다.

- 에버영코리아 최재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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