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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영 칼럼

에버영코리아 CEO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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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사월 이장(移葬)체험기 -하- >

이장체험기 -상-에서 계속


step3. 화장

수도권의 화장장은 늘 만원이다. 
기피 시설이라 인구 대비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화장 날짜가  마땅치 않아 장례식 발인도
늦추는 것을 어느 상가집에서 본 적이 있다.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윤달은 더욱 그렇다.
돌아가신 분들은 물론이고 개장 유골까지 가세되어서다.

전국 화장장을 예약하는 사이트가 있으니 반드시 한달 전에
예약을 한다.(보건복지부 모바일 e하늘 장사정보 시스템)
보통 장의사가 예약을 대행하기도 하는데 그들만의
영업비밀이 있을 수도 있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예약 확인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step2에서 발부받은 개장신고증명서를 화장장에 제출하고 
예약된 날에 화장한다. 이 때 수도권의 경우, 원하는 날짜나 
시간대의 화장이 어려우면 비교적 여유있는 지방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다만 특정 지역에 위치한 산소나 주민만
한정적으로 이용하는 지역화장장은 이용할 수 없다.

01.jpg

 

step4. (이)장지 선택

사후의 집이 장지(葬地)인데 좁은 국토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앞으로 매장은 사라지고 납골당이나, 수목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납골당에 안치했을 경우는 납골증명서를 발부받아
이장만 하면 되기에 훨씬 수월하다.

(이)장지 선택에서 가장 신경써야 하는 것은 업체의 허가 유무다.
비교적 거금이 수반되고 20~30년간 유지되기 때문이다.
무수한 장지업체가 전국에서 성업 중이나 허가난 곳은
10여 개에 불과한 실정이라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교통편, 종교, 주변 자연환경 등을 고려해 
후보지 몇 곳을 답사하여 최종 결정을 한다.

<사례>

산소, 납골당, 수목장지와 화장장이 모두
수도권에 위치하여 이장을 끝내기까지
행동 반경이 클 수 밖에 없다. 
수도권을 몇 바퀴 돈다는 표현이 딱 맞다.
하물며 일정에 변수가 생기면 더욱 그렇다.

화장이 어렵다는 장의사의 통보에 아랑곳 없이
형제들 모두 다음날 장의사와 만나기로 한 산소로 갔다.
상당한 착수금도 건네져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후불로 하는 곳도 있었다.

항의 및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장의사는
1주일만 연기해 달라며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놀란 마음에 다시 어길 시에 5배 변상안을
합의하고 수락을 했다. 아마 부모님도 이 상황에서는 
양보를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달의 가장 좋은 날을 선택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윤달 내에라도 끝내는 차선을 수용해야 했다.

날짜 변경 때문에 수목장지에도 연락을 했는데
여운이 묘했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양평의
자연수목장 추모원으로 형제들도 맘에 들어한 곳이다.
다만, 가족목은 분양이 완료되어 부득이 두 분을
공동목으로 결정했지만 이장 완결까지 
가족목을 향한 미련이 항상 있어 왔던 터다.
존속, 비속, 형제와 배우자를 포함하여 10위까지 
가능한 가족목이 더 경제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장일을 연기하는 시점에서 직원은 
처음으로 가족목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확실한 날짜는 미정이라고 했다.

원래 이장을 마치고 다음날 쉬려고 계획했던
휴무일 아침 첫 전화가 수목장지에서 왔다. 
가족목 5그루를 분양하니 의사가 있으면 오라는 내용이다. 
오는 순서로 고르고 계약한다는 말에 
부랴부랴 양평으로 달렸다. 
3일을 연이어 반전을 거듭하며 가족목이 결정되었다.
계획대로 화장을 하고 이장을 했다면
하루 차이지만 부모님은 공동목에 안치되었을 일이다.

02.jpg

한 주를 지내며 화장증명서를 받기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나 다행히도 무사히 완결되었다. 
날씨 좋은 윤사월의 소나무, 잣나무 우거진 숲에 
부모님을 가족목으로 편안히 합장해 드릴 수 있었다.

냉,온턍을 왕래하듯 역전의 연속은 드라마틱하다. 
이른 더위 속에 수도권을 도느라 늦은 점심을 떼워가며 
견딜 수 있던 건 형제들의 합심노력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론 형제가 적은 다음 세대가 이장 문제를
어찌 해결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섰다.
아마도 우리 세대는 부모의 묘를 수습하고
자신의 장지도 해결하고 생을 마감해야 할 
첫 세대가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일생에 겪지 않을 수도 있는 이장 문제를 
몸소 체험하면서 장의업계가 허가 업체 중심의
제도권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한다. 
지금도 아버지의 산소가 있던 묘원은 개장 상품으로 
장의사에 의해 관리되며 장지를 잔디장으로 
다시 팔고 있는 상태다. 소유권이 합법적인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논리다. 누군가가 급히 장지를 구할 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이 글이 미허가업체들에 대한 경종이 된다면
깜깜이 막내집사의 노력과 시간, 역전의 고비들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삶의 끝에 만나는
공통된 문제니 말이다.  다행히 피톤치트 가득한 숲 속에서
산책하실 부모님을 상상하는 요즘 다가올 한 여름의 더위도 
왠지 잘 이겨낼 것같은 개운한 느낌이다. -끝- 

 

<Jade 전순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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